"하서 김인후는 미래를 향한 나침반"


“하서 김인후는 미래를 향한 나침반”
장성닷컴 2026.03.23
백승종 역사학자 하서의 삶과 철학 조명 학술강연회서 역설
“장성 출신인 하서 김인후 선생은 조선 중기의 위대한 성리학자이자 시인이었고, 충신이자 훌륭한 스승이었으며, 눈물 많고 따뜻한 아버지였다. 하지만 하서는 결코 박제된 과거의 인물이 아니다.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김성수, 김연수, 김병로 등 자랑스러운 후손을 통해 그의 실천적 지성과 꼿꼿한 절의 정신이 찬란하게 부활했다. 또 하서가 보여주었던 도덕적 윤리와 굳건한 인문 정신 그리고 생태주의적 세계관은 AI 시대에도 가장 필요한 핵심 가치라고 할 수 있다.”
20일 오전 필암서원 집성관에서 열린 산앙회 봄 학술강연회에서 백승종 전)서강대학교 사학과 교수가 하서의 삶과 철학을 조명하며 설파한 하서 정신의 요체다.
이날 백 교수는 강당을 가득 메운 120여 명의 청중에게 80분간의 강연을 정리하는 말로 다가올 미래에 관한 사자성어를 한 구절 인용했다. 그는 ”옛 성현의 지혜를 본받아 새로운 시대의 가치를 창출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오늘, 16세기의 하서 김인후에게서 21세기의 미래를 배우는 이유다.“라고 강조하면서 ”하서의 삶이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한 우리에게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주기 바란다.“는 소회를 피력해 큰 박수를 받았다.
백 교수는 국내에서 서강대학교 사학과 교수를 맡기 전에, 독일에서 튀빙겐대학교, 자유베를린대학교, 보훔대학교 등 여러 대학의 교수로 활동했다. 이밖에도 유명한 연구소에서 왕성한 연구 활동도 했다.
바로 그 시기에 네덜란드 학생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하면서, 하서 선생의 <백련초해>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16세기의 큰선비 하서 김인후 선생과 가까워지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으로 돌아와 2003년에 하서 선생의 삶을 독특한 관점에서 대화체로 써 내려간 <대숲에 앉아 천명도를 그리네>란 명저를 저술했다. 이런 인연으로 2006년에는 (사)필암서원 산앙회가 광주향교 유림회관에서 개최한 학술강연회에 초청을 받아 “조선 전기의 사림정치와 하서 김인후”란 주제의 강연을 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현역 역사학자 중 하서 김인후 선생에 관한 연구가 가장 깊게 되어 있는 분으로 회자되기도 한다.
백 교수는 그동안 <상속의 역사> <신사와 선비> <세종의 선택> <모재 김안국> <유학과 산업사회> <원균의 진실> 등 30여 권의 다양한 저서를 출간해 제52회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하신 저술가로도 유명하다.
한편 이날 학술강연회를 주최한 필암서원산앙회(이사장 김재수)는 매년 봄, 가을 두 차례의 학술강연회를 20년 가까이 개최해왔다. 또 <하서 도학과 문학>이라는 학술소식지도 매년 2회씩 43회째 발간해온 학술연구단체이다. 자세한 내용은 산앙회 홈페이지(www.piramsanang.d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성닷컴 myhonam@naver.com
“AI 시대일수록 하서 김인후를 다시 불러야 한다”
백승종 교수, 20일 ‘하서 김인후에게 미래를 배운다’ 강연회서
최현웅 기자
장성신문 2026.03.23
조선의 대학자 하서(河西) 김인후(1510~1560)가 21세기의 나침반으로 다시 소환되고 있다. 서강대·독일 튀빙겐대·베를린자유대·보훔대 등에서 역사학을 가르친 백승종 교수는 20일 필암서원 집성관에서 열린 학술강연회 ‘하서 김인후에게 미래를 배운다’ 강연에서 “하서는 시간의 벽에 갇힌 인물이 아니다”라며 그의 삶과 철학이 오늘날에도 유효한 이유를 다섯 가지로 풀어냈다.
백 교수는 독일 보훔대 재직 시절 네덜란드 학자가 하서의 『백련초해』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쓴 일화를 소개하며 “수백 년 전 조선 선비의 한시 풀이가 21세기 서양 학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하서의 사상이 시공간을 초월한 보편적 유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학문적으로 하서는 퇴계 이황과 어깨를 나란히 한 거장이었다. 이법천(理法天)을 신봉하며 천명도(天命圖)를 수정·발전시킨 그의 성리학은 이기설과 사단칠정론 논쟁의 학문적 토대가 됐고, 정조 임금은 그를 ‘동방의 주렴계’라 극찬했다. 문학적으로는 『시경』과 주해서 『시전』을 1천 번 읽고 외우며 1,600여 수의 한시를 남긴 당대 최고의 시인이었다. 우암 송시열이 “도학·절의·문장 셋을 모두 갖춘 유일한 분”이라 평한 이유다.
인간적 면모도 깊은 울림을 준다. 하서는 인종이 승하하자 낙향해 매년 기일에 대성통곡하며 의리를 지켰고, 임진왜란 때 그의 제자들이 붓을 던지고 의병장으로 앞장선 것도 그 가르침의 연장선이었다. 아내와 시로 화답하고, 요절한 딸의 슬픔을 시에 담고, 연못의 물고기 한 마리 죽음도 애도한 따뜻한 인간이기도 했다.
백 교수는 “지식과 기술이 넘쳐나는 AI 시대일수록 도덕적 윤리와 굳건한 인문 정신이 더 절실하다”며 “옛 성현의 지혜를 바탕으로 새 시대를 열어가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자세, 그것이 하서가 오늘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